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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미의 예술과 사람

피아니스트 이영교,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한국의 자랑

피아니스트 이영교, 감동의 해설이 있는 독주회 'MusiCuration V' 개최 "피아니스트 이영교는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매력을 전하며, 독창적인 해설이 있는 독주회 'MusiCuration' 시리즈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한 그는 국내외에서 다채로운 연주 경험을 쌓으며 음악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2025 뮤지엄커넥션' 전문번역가로 선정되어 음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영교는, 앞으로도 음악과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주- 1. 연주자로서의 여정 ▣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 자주 놀러 갔던 큰 이모댁 거실에는 갈색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었습니다. 그 피아노는 어린 저에게 꽤나 강렬한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 고가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역할도 하는 그 피아노를 제가 자꾸 만지고, 치려고 하자 어머니께서 가까운 피아노 학원에 등록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때가 4살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부모님께서 저만의 업라이트 피아노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당시 외가 친척들 집집마다 피아노가 있던 터라 가족들 모임으로 방문할 때마다 이모부들의 노래를 피아노 반주하며 용돈을 받으면서 프리랜서의 길도 일찍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피아노 학원을 계속해서 다니던 초등학교 때는 항상 장래희망에 피아니스트와 화가를 적으며 ‘음악과 미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막연히, 하지만 꿋꿋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혼자서 오랜 시간을 연습하더라도 힘듦보다 즐거웠던 기억이 더 많았고,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음악으로 감동을 함께 만들어가는 그 순간들이 좋아서 전문 연주자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연주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나 가치관이 있다면요? 피아니스트뿐만 아니라 많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특징짓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음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주자들이 마주하는 악기 고유의 음색이 뿜어내는 색채와 분위기의 비중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악기 고유의 음색 위에 덧대어지는, 혹은 그 음색의 통로가 되어주는 연주자가 매개체로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반에 직접적으로 닿는 손가락부터 시작해서 손목, 팔꿈치, 어깨, 페달을 밟는 발, 악보를 처음 읽으며 연주할 때에는 마음속으로 그려나가는 눈, 연주하는 곡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 박동으로 뛰고 있는 심장, 신체활동을 위한 호흡과 음악적 표현을 위한 호흡, 그리고 이 모든 부분이 조화롭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는 뇌까지 연주자 자신의 신체 메커니즘과 연습과 연주 당시의 컨디션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특정 연주자들을 제외하고는 피아니스트 특성상 자신의 악기를 갖고 무대에 오르지 않기 때문에 많은 피아니스트는 늘 새로운 피아노와 무대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연주 전 2시간 사전 리허설 및 당일 1시간 리허설의 시간이 주어지는 편인데, 연주를 통해 만나게 되는 다양한 피아노로부터 연주자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과 음색, 음향을 새로운 악기로부터 끌어낼 수 있도록 주어진 리허설 시간에 연주자의 오감을 활용해서 신체 메커니즘을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조정(調整)하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곧 있을 독주회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2020년 귀국 독주회 이후 해마다 독주회를 하고 있는데 MusiCuration이라는 이름으로 시리즈처럼 진행하고 있습니다. MusiCuration은 ‘음악을 큐레이션 한다’라는 뜻으로 청중들이 곡 사이에 배치된 연주자의 설명을 듣고 생각하며 음악 감상에 있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한 해설이 있는 피아노 독주회입니다. 올해 5회째를 맞이한 MusiCuration V에서는 L. Ornstein의 <9개의 소품>, F. Schubert의 <4개의 즉흥곡>, L.v. Beethoven의 <피아노 소나타>, C. Debussy의 <판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연주장소인 금호아트홀 연세는 2020년 귀국 독주회로 섰던 무대여서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무엇보다 작곡가 Ornstein은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독주회의 시작을 알리는 그의 9개의 소품은 개인적으로 짧지만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시집을 두 손위에 펼쳐놓은 듯한 인상을 받고 있어서 제가 느끼는 생각과 감동을 여러분들에게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어지는 세 작곡가의 각기 다른 스타일의 곡들 역시 각 악장이 품고 있는 아이디어와 색채, 인상을 피아노로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감상하는 여러분들이 연주홀을 저마다의 마음속 그림으로 함께 다채롭게 채워주시길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2. 교육자로서의 경험 ▣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레슨이나 강의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격려하는 부분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해보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1:1 도제식 훈련으로 이어져 온 예술교육에 있어서 모방식 교수법이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지만, 실기지도 선생님들이 24시간, 1주일을 학생들의 곁에 계시는 것이 아니므로 학생 스스로가 독립적으로 연습과 연주를 운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해보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매 연습과 연주에 대한 자기평가(self-evaluation)을 기록하고 다음 연습과 연주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연습과 연주에 대해서도 비평적이고 객관적인 시선과 귀를 갖게 되며, 자신에게 가장 가깝고 중요한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면서 얻은 시너지가 있다면?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연주자로서의 삶보다 피아노 교육자로서의 삶이 조금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 음악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마주한 개별적인 과제나 목표의 상이함을 통해 제가 생각해 온 음악교육의 개념, 저의 교육철학과 방향이라는 조각을 다듬어가고 있고 유연함, 열정, 인내라는 색을 그 위에 칠해 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삼게 된 저의 교육철학이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하는 ‘교학상장’입니다. 가르치는 일을 통해 학생의 입장에서 효율과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연습/연주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고, 선생님으로서 끊임없는 공부를 하게끔 행복한 동기부여를 받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제안했던 조언을 저의 연습시간과 연주에 적용해보면서 교육과 연주가 긍정적으로 공진화되고 있음을 날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연습 방법이나 연주에 대한 접근법이 있나요? 리듬 연습을 추천합니다. 여기서 리듬 연습은 단순히 오른손 혹은 왼손에서 나오는 16분음표나 그 이상의 빠른 음형을 틀리지 않고 치기 위한 안전장치로 해당 구간에만 적용시키지 않고, 기본 10개에서 많게는 20개 정도 되는 리듬이 제시하는 원곡과는 다른 박자체계를 전체 곡에 적용시킴으로써 다양한 beating훈련을 함과 동시에 원곡 고유의 박자와 그 안에서의 리듬에 ‘왜 듣기 편하고 작곡가가 이렇게 썼던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곡에 대한 관점을 넓힐 수 있습니다. 연습방법은 아니지만 루틴(테크닉+실기곡 중 주요 부분 sectional+ 전체 run through+ sectional review 등)을 통해 체계화된 연습과정을 만든다면 연습시간 운영과 연주를 준비하는데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3. 음악적 해석과 연습 과정 ▣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매 독주회 프로그램 중 70~80%는 새로 배우는 곡으로 프로그램 구성을 하는 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MusiCuration의 경우 시리즈 간 감상 연결고리를 위해 직전 시리즈와 다음 시리즈 프로그램에는 청중들이 좀 더 깊이 알면 좋을 것 같은 작곡가 한 명을 공통적으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프로그램의 경우 Ornstein의 피아노 소나타가 포함되었고 이번 프로그램에도 공통된 작곡가로서 Ornstein의 9개의 소품이 포함되었습니다. 수많은 피아노 문헌 중에서 저를 잘 표현하면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곡과의 첫 대면식은 프로그램 구성을 앞두고 정말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 곡이 화려하고, 잘 알려졌다’라는 이유만으로 곡을 선택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보단 전체 프로그램을 하나의 건축 구조물과 하나의 이야기로 생각합니다. 음악적 건축가이자 스토리리텔러인 저를 통해 이 프로그램의 견고하게 지어질 수 있고 그 위에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입힐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요약한다면 곡과 저의 합(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곡을 해석할 때 본인만의 방식이나 접근법이 있다면? 새로운 곡을 공부하기 전에 문헌적인 연구를 선행합니다. 문헌 연구를 통해 새로운 곡이 다른 예술작품과의 상호작용이 있음을 알게 된다면, 그 작품과 예술가의 삶까지 살펴봅니다. 처음 공부하는 단계에서는 되도록 음원을 듣는 것을 지양하고 피아노 앞에 앉기 전에 score reading session을 통해 악보를 면밀하게 읽어봅니다. 작곡가의 의도, 악보를 보면서 칠 때 지나치기 쉬운 작은 정보 하나하나를 미리 확인하고 기존의 저의 연주 경험 및 습관으로 인해 실수하기 쉬운 운지법, 아티큘레이션, 다이내믹, 프레이징, 페달링 등을 예상하고, 이후 피아노를 치며 해당 구간들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앞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리듬 연습을 통해 오히려 원곡에 대한 확신을 갖는 연습을 추천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저 역시도 새로운 곡을 익힐 때 악보에서 표현된 음악적 정보와 반대되는 경우로 연주했을 때 어떤 효과와 차이가 있는지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작곡자의 의도와 새로운 곡이 주는 고유한 아름다움과 음악적 설득력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무대를 준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연주를 앞두고 최소 1주일 정도는 최상의 컨디션이 유지될 수 있도록 목표하고,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최근 4년 사이에 연주와 교육 외에도 임신·출산·육아를 마주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의 중심과 균형에 적응하는 과정 중입니다. 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일정과 우선순위의 일들이 많지만, 무대에서만큼은 피아니스트 이영교로서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동 있는 음악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해서 무대를 앞두고 저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내는 것이 연주자로서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입니다. 4. 반주 및 앙상블 경험 ▣ 독주뿐만 아니라 반주와 앙상블 경험도 있으신가요? 네. 유학 전에는 자주는 아니었지만 실기반주도 종종 하고, 공식적으로는 EBS 중학음악 예술가곡 편에 반주자 녹화 참여, 2009년 서울국제작곡콩쿠르 폐막식에 판소리 하시는 선생님과 협업을 했었습니다. 미국 유학으로 처음 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는 피아노 전공 학생이 의무적으로 다른 전공 연습 또는 레슨 반주를 일정 시간을 반주해줘야 하는 요건이 있어서 그때부터 반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디션을 보고 뉴잉글랜드음악원(NEC) 예비학교 학생 반주자에서 스탭 반주자로 승진하게 되었고 NEC예비학교에서 평생교육원, 본교 학생을 대상으로 협업의 반경이 점차 확장되었습니다. 뉴잉글랜드 음악원 재학 중 튜바와 트럼펫 스튜디오 반주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서 2013 YAMAHA 태국 국제 관악제 공식 피아니스트로 초청, 2016년과 2017년 여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레녹스에서 열리는 보스톤대학교 탱글우드음악학교의 스탭반주자로 학생 및 교수음악회에 반주자로 활동하였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22년에는 제주국제관악제 및 관악·타악국제콩쿠르에서 베이스트럼본 부문 공식 반주자로 초청되어 콩쿠르 참가자 및 심사위원 중 한 분인 Brain Hecht와 <마에스트로콘서트 II>에서 협업을 하였습니다. 보스턴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던 때에 윈드 앙상블 피아니스트 모집 오디션을 봐서 피아노 수석으로 5년 동안 활동하고 그중 3년은 앙상블 매니저조교로 행정적인 업무도 수행하였습니다. 앙상블 매니저조교의 경험은 박사과정 마지막 1년을 동 대학의 예술경영 대학원과정 공부로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피아노 전공자 중에 큰 규모의 앙상블 연주에 참여한 사람이 희소하다 보니 종종 보스턴대학교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Tsai Performance Center, Boston Symphony Hall)나 오페라공연을 위한 챔버 오케스트라 객원 수석으로도 연주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보스턴대학교에서의 시간 동안 NEC와 보스턴대학교 양쪽의 금관악기 스튜디오 반주를 주로 도맡았고 보스턴대학교에서는 윈드앙상블 지휘자셨던 은퇴하신 David Martins 교수님의 클라리넷 스튜디오 반주도 주로 맡았습니다. 그 밖에 Boston Civic Orchestra 정기공연(Jordan Hall)과 Cape Cod Chamber Orchestra 창단연주회 및 정기연주회 객원수석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미국에서의 10년 동안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 중 더블베이스를 제외한 모든 악기의 학·석·박사 과정 졸업연주회에 100여 회에 반주자로 참여하면서 여러 악기에 대한 메커니즘도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레슨방식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협업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협업할 때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목적을 갖고 소통할 때에는 목표의식과 함께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지휘자가 있는 큰 규모의 앙상블에서부터 소규모인 듀엣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존중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적 방향을 향해 함께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매 리허설 시간에서 유의미한 피드백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운영하는 것 모두 성공적인 음악적 협업을 위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본다면 연주하는 곡 (듀오 소나타, 협주곡, 편곡된 작품 등)과 연주하는 장소나 목적에 따라 우선시해야 할 주요사항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협업하는 곡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패시지가 상대 악기와 피아노에서 번갈아 나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악기별로 고유의 음색, 메커니즘, 주법, 음향적 효과가 상이하므로 아티큘레이션, 다이나믹, 프레이징에 대한 매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습만이 아닌 연주까지 이어지는 협업의 경우, 항상 연주 무대에서 앙상블 리허설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앞선 모든 과정을 기본으로 하고, 최종 무대 리허설에서 음향 피드백을 통해 마스터링하는 것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 반주자로서의 역할과 솔리스트로서의 역할, 그 차이점은? 제 박사과정 졸업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던 구두시험 (Oral Exam)에서 나왔던 질문과 너무 유사해서 잠시 시간여행을 했네요. 이 질문을 접하고, 연습할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른손은 선율, 왼손은 반주를 친다’는 편견은 좋지 않지만, 피아니스트로서 연습하고 연주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왼손에 상관없이 늘 선율과 화성적인 반주패턴을 마주합니다. 어떻게 보면 피아니스트는 양손의 조화와 균형을 위한 협업을 늘 해오고 있는 것이죠. 모든 피아니스트가 반주자를 겸업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피아노 문헌이라는 바다 위를 오랜 시간 항해하다 보면 여러 작곡가의 많은 작품을 통해 collaborative pianist로서의 역량을 자연스럽게 함께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리스트와 반주자로서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학생들은 ‘솔로보다는 반주가 더(덜) 부담되어서’, ‘암보에 자신이 없어서’ 등의 이유를 많이 말합니다. 솔리스트라고 해도 독주회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연 무대에 따라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반주자를 단순히 ‘옆에서 보조를 하면서 상대 연주자를 빛나게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반주자든 솔리스트든 모두 피아니스트라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반주자라서 덜 연습을 해도 되고 솔리스트라서 더 연습하는 것이 아닌, 피아노라는 매체, 피아니스트라는 교량적 역할은 변함없이 연습·연주하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으로 관점을 넓힌다면 독주와 반주하는 상황에 종속되지 않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역량 강화에 더 집중하면서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향후 계획과 목표 ▣ 앞으로의 연주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독주회로는 5월 30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해설이 있는 독주회 MusiCuration V 시리즈와 12월 21일에 예술의 전당 인춘아트홀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전곡 시리즈 I>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작년에 처음 시작하게 된 숙명여자대학교 박수진 교수님 클래스 동문음악회인 The KISMET Concert가 올 연말쯤 올려질 예정입니다. ▣ 음악 교육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실기지도와 강의를 통해 만나고 있는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 전문 연주자로서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음악전공생들이 학위 과정을 통해 길렀을 분석능력, 반복적인 훈련을 위한 끈기와 인내, 실기 과제곡을 다양한 장소에서 직접 연주하고 오디션을 봤던 경험은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역량입니다. 따라서 레슨 및 상담시간을 통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저의 문화예술경영에 기반한 다양한 경험을 나누고 학생들 개개인의 진로를 위해 함께 고민하며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사회로 내딛는 발걸음을 체계적으로 준비시키는 것이 현재 앞둔 목표입니다. 나아가 연주, 실기 및 강의를 통한 교육 외에 학문적인 소통을 위한 문헌 연구 및 논문 작성을 할 수 있는 연구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 독주회 이후의 새로운 도전이 있다면? 지난 4년간 한 사립미술관 전시 도록에 들어가는 평론을 영문으로 번역해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올해 한국박물관협회와 세계박물관협회에서 협업하는 2025 뮤지엄커넥션 전문번역가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4월호 기사를 위한 번역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독주회 이전에 이미 시작된 도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악보를 보며 작곡가의 의도와 저의 재해석을 연주로 표현했던 피아니스트의 삶과 기사 원문인 언어의 구조와 주제, 저자의 의도를 생각하며 국문 번역을 할 때 고심하는 어쩐지 많이 닮았다고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무엇보다 음악뿐 아니라 예술 전반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국내 미술관 박물관을 위한 중요한 자료 번역사업에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 큽니다. 현재 휴학 중인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 박사과정을 향후 2~3년 안에 잘 마무리해서 국내 공연예술분야와 문화예술경영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문적 역량과 실무적 역량을 지치지 않고 키워나가는 것도 저의 중장기적인 도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피아니스트 이영교 “그녀의 음악은 생활 미학적인 대중적인 분위기와 클래식 악곡의 고전적 분위기를 동시에 창조한 고차원의 예술작품이다.” (박권일_월간 리뷰 2023년 7월 호) 끊임없는 연구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해석을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이영교는 숙명여자대학교 학사 및 동 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도미하여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피아노 연주학 석사 및 전문연주자과정을 Music in Education certificate와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하였다. 이후 보스턴대학교에서 프랑스 작곡가 Guy Sacre의 전주곡과 변주곡을 바탕으로 <A modern approach to long-standing piano gernes: understanding in contemporary piano literature> 렉쳐 리사이틀을 발표하며 피아노 연주학 박사과정 및 예술경영 대학원 과정을 동시에 졸업하였다. 피경선, 박수진, 고 Gabriel Chodos, Pavel Nersessian을 사사하였으며, 이미주, Rolf-Dieter Arens, Edward Auer, John Perry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였다. 일찍이 경기도교육청학생예능콩쿨 대상을 비롯해 음악저널콩쿨, 유로아시아음악축제콩쿨, 한음음악콩쿨, 서울필하모닉콩쿨에 상위 입상하였으며, American Protege International Concerto Competition 2위, Forte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금상, New York Golden Classical Music Awards International Competition 1위를 수상하여 뉴욕 카네기 Weill Recital Hall에서 수차례 입상자 연주회에 참여하였다. 또한 음악가로서의 역량과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미국 보스턴 시장 직속 예술분과 (Boston Mayor’s Office of Arts and Culture), 보스턴 한미예술협회(Korean Culture Society of Boston) 및 뉴욕 Musicians Foundation에서 아티스트 지원금을 수혜하였다. 그의 앙상블과 협주에 대한 높은 관심은 EBS플러스 2 중학영상음악 “예술가곡의 아름다움”녹화를 시작으로, 2009 제5회 서울국제작곡콩쿨 및 Music Today Seoul 폐막연주회 초청연주자, 2013 YAMAHA 태국국제관악제 초청 피아니스트, 뉴잉글랜드음악원 본교, 예비학교 및 평생교육원 스텝 피아니스트, Boston University Tanglewood Institute Low Brass Workshop 스텝 피아니스트, Boston University Wind Ensemble 앙상블 매니저 및 수석 피아니스트, Boston Civic Orchestra 및 Cape Cod Chamber Orchestra 객원 수석 활동으로 이어져 다양한 협업의 무대에서 청중들과 성공적인 소통의 결과로 이어졌다. 2018년 미국 하버드음악협회에서 Beaconhill Seminar: Humor and Music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렉처 콘서트 초청 실내악 제1 피아니스트로 참여했으며,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현악·목관·금관·타악기를 넘나드는 100회 이상의 리사이틀에 반주자로 협업하였다. Bay Cove Human Service 음악 풍자극 “2019 Vaudeville Tonight” 정기공연 객원음악감독으로 초청되었으며, 1815년에 창단된 Handel and Haydn Society 2019-2020시즌 교육연계프로그램 New Voice Ensemble 전담 Faculty로 활동하였다. 2022년에는 제17회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쿨 공식 피아니스트로 초청되어 심사위원이자 베이스 트롬본 연주자인 Brian Hecht와 함께한 마에스트로 콘서트 II에서 곡 해설 및 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다. 2020년 귀국 독주회 이후, 네 명의 작곡가와 그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해설이 있는 독주회 <MusiCuration 시리즈>를 4회 마쳤으며, 오는 5월 30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MusiCuration V> 및 12월 21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전곡 시리즈 1> 연주를 앞두고 있다.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심의위원, 2022년 서울문화재단 전문심의위원으로 위촉된 이영교는 현재 한국음악협회 및 한국피아노교수법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귀국 후 서울국제고등학교 강사,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 교직원 연수 클래식 음악감상 및 예술과 인문학 강사, 수원대학교 음악대학원 음악예술경영전공 객원교수를 역임하였고, 2024 세계관악컨퍼런스 경기광주 페스티벌 윈드오케스트라 인스펙터 및 피아니스트로 활동, 컨퍼런스 기간 동안 클리닉 세션 <예술성은 무엇인가> 강연자로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 강사, 미국 United States of America New York Arts Society (뉴욕예술원)의 한국분교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피아노전공 전공 실기 및 이론 과목의 객원교수로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박물관협회 및 세계박물관협회에서 추진하는 <2025 뮤지엄커넥션> 전문번역가 및 서울시 교육청 심층 쟁점 독서토론 박사 리더단으로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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