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 공동 창작과 해석을 통한 예술적 소통 ※ 반주자의 연습법: 곡 분석과 파트너에 대한 이해 “반주는 결국 관계의 예술이다.” 이 말은 누구보다도 반주자의 연습 방식에 그대로 적용된다. 많은 이들이 반주자는 “반주만”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절대 아니다. 그 모든 유연함은 결국 철저한 사전 준비에서 비롯된다. 사실 반주자이기전에 피아니스트이기에, 독주곡을 연습하고 치는 게 훨씬 자유롭고 더 편하다. 무대에서 순간적으로 음악흐름을 변경할 수도 있고 실수를 해도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 연주하기 위한 연습은 독주자의 연습과는 다르다. 반주자는 언제나 두 사람의 음악을 상상하며 연습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반주자가 곡을 분석하고 파트너를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구조부터 읽어라 – 한 발 앞선 시선 반주자는 곡의 전체적인 흐름과 구조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해야 한다. 특히 리허설 시간이 짧거나 공연 당일 만나게 되는 경우, 전체적인 곡의 맥락을 알고 있는지의 여부는 연주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 이 곡의 형식은 무엇인가? √ 감정의 흐름은 어디서 전환되는가? √ 클라이맥스는 어디에 있으며, 어떻
"AI와 음악 산업의 공존 전략: 기술 융합 시대의 새로운 가치 창출 모색"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비약적 발전은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심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작곡, 편곡, 연주, 믹싱 및 퍼포먼스 영역까지 그 활용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음악의 생산, 유통, 소비 패턴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음악이라는 예술 영역과 산업 구조 모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본 논고는 AI와 음악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존하고 협력할 가능성을 학술적, 산업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현재 AI는 음악 산업의 다양한 가치 사슬에 깊이 침투하고 있다. 창작 단계에서는 OpenAI의 Jukebox, Google의 MusicLM, Sony CSL의 Flow Machines와 같은 플랫폼들이 인간 작곡가와 협업하여 새로운 음악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는 음악적 아이디어의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사운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창작자의 창의적
파니 멘델스존 – 원망하지 않고 능력을 발휘하는 법 새싹의 성장을 재촉하는 비가 나뭇잎을 격려하듯 토닥인다. 고민이 많은 듯 보이는 중년 여성 한 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데 소문이라도 날까 조심스러워 말하지 못한 일이 있다며 나를 찾아온 것이다. 삼 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부모의 말이 곧 법이라 생각하며 살았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는데 막내 남동생이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하여 꿈을 접게 된 이야기였다. 어머니는 “아들을 낳지 못하면 천덕꾸러기의 며느리로 살아야 하는 시대였지, 막내아들이 아니었으면 나는 시댁에서 쫓겨났을 거야!”라며…. 본인의 존재 의미를 막내아들에게 두며 살아오셨다. 그래서인지 어떤 상황에서나 어떤 결정에서 어머니에겐 아들이 최우선이었다. 그렇게 귀한 남동생이 지금 많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린다. 창문에 흐르는 빗줄기가 그녀의 마음에 내리듯…. 흙냄새와 풀냄새를 가득 머금은 봄비가 그녀에겐 슬픔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온기로 뿜어내는듯했다. ‘내가 그동안 유학하지 못한 아쉬움과 원망을 마음속에 담고 있어 동생이 아픈 건 아닌지….’ 자신의 나쁜 마음에 대해 후회가 된다고 했다. 빗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반주: 공동 창작과 해석을 통한 예술적 소통 ※ 훌륭한 반주자가 되기 위한 조건 – '같이'를 연주하는 사람 ‘좋은 반주자’란 어떤 사람일까? 화려한 기교를 갖춘 사람? 빠르게 곡을 읽는 사람? 아니면 지휘자 눈치를 잘 보는 사람? 물론 이런 요소들도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 훌륭한 반주자는, 기술이나 속도를 넘어 ‘함께 연주하는 태도’를 아는 사람이다. ◇ 듣는 귀 – 듣지 않으면 결코 반주할 수 없다 반주는 기본적으로 파트너를 듣는 음악이다. 반주자가 먼저 들어야 할 것은 파트너의 소리다. 박자가 약간 느려졌는지,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지, 숨을 쉬고자 하는지를 민감하게 ‘읽는 귀’가 없다면, 서로의 호흡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잘 듣는다는 건 단순히 ‘소리를 잘 포착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의도와 표현의 맥락까지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반주자는 귀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사람이어야 한다. ◇ 빠른 판단력과 적응력 – 리허설은 짧고, 무대는 순식간 특히 성악이나 악기 레슨 반주에서는 리허설이 짧은 경우도 있다. 곡의 양이 많다면 더욱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그 시간 안에 파트너의 템포, 곡 해석, 호흡, 실수하는 지점까지 파악하고,
반주: 공동 창작과 해석을 통한 예술적 소통 ※ 반주란 무엇인가 - 독주와의 차이점, 역할의 철학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반주’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개 ‘메인 연주자를 돋보이게 해주는 배경’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반주자는 무대 위의 조력자를 넘어, 공동 창작자이자 공동 해석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능동적 해석과 긴밀한 소통이 요구되는 예술의 영역인 것이다.나는 개인적으로 '반주'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않아서 좀 더 디테일하게 수정해서 얘기한다면 '앙상블 피아니스트' 라는 말이 더 좋지않을까 생각한다. ◇ 독주와 반주의 가장 큰 차이점 독주는 연주자 자신이 해석과 표현의 중심이 되어 모든 음악적 요소를 통제한다. 반면, 반주는 자신의 표현이 타인의 음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연주다. 곡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동시에, 상대를 존중하고 반응할 줄 아는 ‘양면성’을 갖춘 연주여야 한다. 이는 단지 음을 맞추는 차원을 넘는다.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 템포, 디렉션 등 세부적인 모든 요소가 파트너와의 일치 속에서 재조정되어야 한다. 독주가 “내 안에서의 자유”라면, 반주는 “상대를
[전문가 칼럼 연재 시작] 보이지 않는 예술, 반주의 세계를 담다 무대 위에서 주연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묵묵히 음악적 토대를 쌓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반주자다. 때로는 동료로, 때로는 조력자로서 음악의 숨결을 완성하는 반주자의 세계는 그 깊이와 철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받는 일이 드물다. 이번 시리즈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예술'인 반주의 매력을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연재를 이끄는 이는 고유미 반주 전문 연주자다. 덕원예술고등학교 피아노과와 숙명여자대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루카 아카데미에서 반주 및 지휘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현재는 반주 전문 앙상블 클래식 앙상블 M의 대표로 활동하며, 기악, 성악, 합창,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반주 경험을 쌓아오고 있다. 이번 칼럼은 반주 전공자부터 현장 전문가, 그리고 음악 애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유익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반주의 철학과 역할, 실전 노하우, 전공생을 위한 실용 가이드, 특정 곡과 작곡가를 중심으로 한 해설까지 다양한 시리즈로 선보인다. 무엇보다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길 예정이어서 음악 교육 현장과 연주계에 뜻깊은 참고가 될 전망이다. 첫 회를
대한민국예술신문 관리자 기자 | 부산광역시동래교육지원청은 지난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관내 초등학교 교사 및 학급을 대상으로 세계문화예술교육 교사동아리(3팀)와 세계문화예술교육 실천학급(10학급)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세계문화예술교육 교사동아리와 세계문화예술교육 실천학급 운영은 교원의 세계문화예술교육 역량 강화와 학생의 예술적 감성 및 다문화 감수성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세계문화예술교육 교사동아리 및 실천학급 운영으로 교육과정 연계 예술수업, 교과 융합수업의 연구 및 실천, 학급 특색을 살린 다양한 세계문화예술 체험활동 등을 통해 교사는 수업 전문성을 신장하고 학생은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승희 교육장은 “세계문화예술교육 교사동아리, 실천학급 운영을 통해 세계문화예술의 이해를 바탕으로 교사, 학생이 소통·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 교육지원청은 학교 구성원이 세계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현장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출처 : 부산시교육청]
대한민국예술신문 관리자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은 10여 년 간의 준비를 마치고 오는 29일 ‘서울시립 사진미술관(Photography Seoul Museum of Art)’이 공식 개관하고 이날 16시부터 관람객을 맞이한다고 밝혔다. 개관 특별전으로 오는 10월 12일까지《광채 光彩 : 시작의 순간들》과 《스토리지 스토리》를 선보이고, 8월까지 매주 주말과 공휴일마다 미술관 소장품과 건립 과정에 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연계 프로그램도 열려 시민에게 다소 생소한 사진예술과 미술관을 가깝게 경험하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먼저 《광채 光彩 : 시작의 순간들》은 개관 첫 전시인 만큼 지난 10여 년간 미술관 준비 과정에 수집한 2만여 점의 소장품 중 한국 예술 사진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든 정해창·임석제·이형록·조현두·박영숙 작가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다. 한국 사진사에 있어 큰 획을 그은 작가 5인의 작품을 통해 한국 예술사진의 기원과 한국 사진의 미학·이론적 발전 양상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토리지 스토리》는 동시대 작가 6인(원성원·서동신·오주영·정멜멜·정지현·주용성 작가)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서울시립 사진미술
대한민국예술신문 관리자 기자 |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오는 6월 3일 오후 7시 30분 대공연장에서 백혜선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화려한 스케일, 호쾌한 타건과 기교를 넘어 심오함과 섬세한 서정을 두루 표출하며, 음악의 본질에 접근하여 청중이 원하는 것을 탁월하게 조화시켜 감동을 주는 연주자이다. 그녀는 세계 굴지의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국적 최초 상위 입상을 비롯하여 미국 윌리엄 카펠 국제 콩쿠르 우승 및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리즈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 직후 20년 만의 최연소 교수 임용이라는 화제를 만들며 서울대학교 교수로 10년간 재직했고, 2005년 홀연히 박차고 드넓은 세계로 나가 미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은 광복 80주년 기념 ‘고향을 향한 오마주’ 라는 부제로 백혜선이 전 세계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피아니스트로서 가지는 고향에 대한 향수와 애정을 담은 레퍼토리로 구성했다. 첫 번째 곡으로는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6번 내림 마장조, Op. 8
풀랑크 – 힘든 나를 위로하는 토닥임 사랑을 표현하고 나누는 날들이 많은 5월이지만,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사랑하는 이가 멀리 있다며 눈시울을 적시는 만남으로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평소 늘 웃으며 걱정 하나 없을 것 같은 70대 고운 분이 조심스레 고민을 꺼내 놓았다. “내 평생 살아오면서 장성한 자식이 아픈 지금이 가장 힘든데, 이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요.” 어릴 때 본인을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재혼하여 5남매를 낳으셨지만, 본인이 혹여나 서운함이 있진 않은지 늘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주셨다며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새어머니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며…. 아버지와 결혼하였으나 본인의 존재로 인해 새어머니는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배려하고 생각해주는 것이 느껴졌다고 한다. 철이 없던 시절 때론 새어머니의 행동에 ‘내가 친딸이 아니어서 그러나?’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그렇게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나의 새어머니밖엔 없다고 하며…. 돌아가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