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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의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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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슨트 정희선이 소개하는 이강소 작가의 전시

    이강소 작가의 전시가 한창인 대구미술관은 차가운 겨울바람과 달리 잔잔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보던 작가의 작품을 직접 마주한다는 설렘 속에 유난히 포근한 음성의 해설이 들려온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도슨트 정희선이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미술을 전공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가정 형편상 꿈을 접어야 했고 결국 문학을 전공했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미술은 취미의 형태로 남겨두었다. 미술 관련 책을 읽고, 취미 미술 수업을 들으며, 아트페어에서 그림을 즐기는 것이 그녀에게 미술과의 접점이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 시기에 우연히 접한 대구미술관의 ‘도슨트 양성 교육’ 공지를 본 그녀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저 미술이 좋아서 시작한 도슨트란 직업이 정확히 뭔지도 모른 채 무식해서 용감하게 시작했다며 조심스레 고백한다. 막상 시작해 보니 도슨트는 ‘가벼운 설명’의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도슨트 활동의 관문을 ‘세 개의 고개’로 정리한다. 첫 고개는 전시 스크립트를 쓰는 일, 다음은 시연, 마지막은 처음 관객 앞에서 말하는 순간이다. ‘매 전시가 시작될 때마다 고개를 세 번 넘는다’라는 말처

    • 최영민
    • 2026-01-16 16:10
  • 묵묵한 창조자의 자세로 예술을 사랑하는 지휘자 이광호

    ‘소란 없이 자신의 일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위대함이다'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겉으로는 평온하되 내면에서는 매 순간 성장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을 보여주는 음악가가 있다. 이광호 지휘자가 그러하다. 그는 화려한 수사보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책임과 성실로 음악을 증명하고 있다. 온기를 느끼며 시작한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들과 피아노 앞에 모여 ‘365 애창 가곡집’을 함께 화음 맞추던 기억은 그에게 음악은 가장 따뜻한 관계의 언어로 다가온다. 다섯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시절 ‘남자가 피아노를 친다’라는 놀림을 받으면서 바이올린으로 전향한 일화는 이제 그가 미소로 전하는 ‘웃픈’ 추억이 되었다. ‘부족하다’라는 고백에서 시작된 전환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 교수로 임용되어 학교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게 되었다. ‘지휘의 경험이 있었지만,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것의 무게는 상당하더군요.’ 첫 연주를 마치고 연주 영상을 확인하던 순간,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라고 결심한다. 안식년을 맞아 다시 미국으로 향한 이유다. 안식

    • 최영민
    • 2026-01-13 15:12
  • 음악공간의 철학 - 쿼터(QUARTER) 정마루 대표

    새해의 계획을 세우며 설레이는 요즘,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태아가 편안하게 엄마의 자궁안에서 음악을 듣는것 같은 경험을 선물할께'라며 나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과연 어떤 곳일까? 궁금해하며 도착한 곳은 음악카페 '쿼터(QUARTER)'였다. 생각보다 작은 문을 열고 좁은 통로를 따라 들어서니 아담한 공간이 펼쳐졌다. 서너 개의 탁자와 피아노, 드럼 그리고 커다란 스피커와 벽면을 가득채운 수많은 CD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리에 앉는 순간, 친구의 비유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알게되었다. 스피커를 통해 울리는 음악은 공기처럼 번져, 온 몸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작은 공간의 밀도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 곳을 꾸려가는 주인의 태도때문이었을까? 음악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음악곁에 머무르게 했다. 필요한 순간에는 곡에 대한 설명이 자연스럽게 덧붙었다. 그것은 불편한 가르침이 아니라 다정한 나눔에 가까웠다. 지식이 대화를 지배하지 않았고, 설명은 감상을 방해하지 않았다. '쿼터(QUARTER)' 정마루 대표와 이야기를 이어가며 음악을 대하는 그의 생각을 함께 한다. Q. 대표님

    • 최영민
    • 2026-01-08 13:07
  • 대한민국 최초 민주주의 운동을 노래한 창작오페라 <2.28>

    오페라 하면 흔히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등을 떠올리게 된다. 주요 줄거리로 사랑, 복수, 그리고 신분차이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본질을 일깨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해준다. 과거의 이야기일지라도 권력의 부패, 신분 갈등, 인권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오페라. 오페라는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숭고함과 뜨거운 생명력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렇다. 과거의 외침이 단지 기록에 머물지 않고 음악을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도 자유와 정의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전하는 오페라가 있다. 바로 창작오페라 <2. 28>이 그러하다. 창작오페라 <2. 28>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2. 28 학생민주운동'은 3.15 부정선거를 들추어내고 '4.19 혁명'의 불씨와 도화선이 되었다. 그 날의 외침을 공연예술로 되살려, 청소년이 주체가 된 최초의 민주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날의 정의와 자유의 가치에 대해 다시 묻고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이 겪은 하루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딸은 아버지의

    • 최영민
    • 2026-01-06 00:01
  • 수성빛예술제 총감독 김광수 인터뷰: 빛으로 그리는 도시 문화

    25년 12월 24일부터 26년 1월 4일까지 수성못 일원에서 수성빛예술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밤밤곡곡 100선에 이름을 올린 대구의 대표적 겨울 축제이다. 제7회 수성빛예술제 김광수 총감독을 만나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듣고 축제를 즐겨보자. Q. 총감독님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제7회 수성빛예술제 총감독 김광수입니다. 저는 조명과 빛을 기반으로 한 조형예술과 공간 연출을 작업해 왔습니다. 특히 예술이 특정 전문가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삶과 공공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방식에 관심이 큽니다. 저에게 수성빛예술제는 ‘축제의 조명연출’이라기 보다,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만들며 성장하는 ‘빛 예술의 장‘입니다.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제1~6회 수성빛예술제 기획연출 참여 *제3~4회 해운대빛축제 디자인기획 총괄 *대가야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 자문위원 *문화유산야행 및 공공시설 야간경관 기획연출 Q. 빛 예술제를 주관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씀해주세요. A. 화려한 개막식의 점등보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과 강사들이 처음으로 불을 켜보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지

    • 최영민
    • 2025-12-31 11:08
  • 심송학 테너 – 예술은 삶의 태도다.

    음악으로 빚은 삶, 예술의 품격을 노래하다. 31년간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에서 후학을 길러온 심송학 테너는 정년퇴임 이후에도 여전히 음악의 숭고함을 전하고 있다. 전공자를 넘어 비전공자에게까지 성악의 기본과 감성의 품격을 전하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의 행보로 답을 대신한다. 독일 가곡의 내면을 ‘스승의 온기’로 배운 시간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만하임 음악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독일 가곡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다. 그 출발점은 서울대 재학 시절 평생의 은사 정훈모 교수의 영향이다. 국내에서 ‘독일 가곡 독창회’ 개최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정훈모 교수의 가르침은, 그가 리트(Lied)의 ‘내면적 분위기’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었다. “정훈모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독일 가곡을 사랑하게 되었죠. 선생님께 배운 슈만과 슈베르트의 가곡을 부를 때면 지금도 스승의 따뜻한 영혼을 느끼게 됩니다.” 독일 가곡은 ‘시(詩)와 음악의 결합’으로, 그 시의 결을 건드리지 않는 내밀함이 곧 음악가의 품격이 된다. 말보다 느리게, 그러나 더 깊게 도달하는 독일 가곡은 시의 호흡을 따라가되 감정의 섬세한 결정을 드러낸다. 시가 품고

    • 최영민
    • 2025-12-25 10:18
  • 지트리아트 디너콘서트에서 누릴 수 있는 오페라의 즐거움

    지트리아트 레저오페라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 가까이서 즐기는 벨칸토 오페라 공연은 종종 ‘무대의 위엄’이 감동의 크기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그 공식을 뒤집었다. 대극장의 원근법 대신, 한 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가까운 거리에서 음악을 함께할 수 있었다. 벨칸토의 아름다운 선율, 리듬, 감정은 청중들에게 직접 말을 거는 언어가 되어 전달되는듯했다. 코믹과 유머가 있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특히나 타이밍의 예술이다. 웃음이 터지는 순간, 숨을 머금는 정적, 박수의 온도는 장면 전환의 속도를 바꾸고, 다음 대사의 각도를 결정한다. 그야말로 함께 울고 웃는 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악가는 관객의 표정을 읽고, 관객은 성악가의 호흡을 따라가는 공연이었다. 오페라가 지닌 공공성, 공동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함께 완성해나가는 경험이 가능했던 것이다. 네모리노(현동헌 테너)는 아름다운 선율의 끝에서 스며드는 절제된 여백으로 인물의 진정성을 전달했다. 벨칸토의 미덕은 기교의 과시가 아니라, 선율이 끝나는 지점에서 감정이 어떻게 남는가에 달려 있다. 그는 프레이즈의 말미를 무리하게 닫지 않고, 미세한 호흡으로 여운을

    • 최영민
    • 2025-12-21 12:41
  • 최영민의 마음 클래식

    달력의 마지막 페이지 위에 놓인 하루하루라는 시간은 유난히 소중하게 다가온다. 잘한 일보다 아쉬움이 먼저 떠오르며, 의도하지 않아도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는 12월이다. 긍정적인 사고로 좋은 일을 먼저 떠올리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이유에서일까? 아니면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만족하는 법이 서툰 탓일까? 반복되는 일상에서 틈틈이 반성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나아가는 습관을 지니기로 한 새해 약속은 작심삼일로 끝나버리고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즈음이면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 끝날 무렵, 미루어둔 숙제를 하기 위해 일기장을 꺼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또다시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지천명을 지났음에도 쉽지 않은 것이 인간사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마주했던 수많은 공연을 떠올려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 고토(Midori Goto)이다. 지난달에 공연된 그녀의 리사이틀에서의 깊은 여운은 한 달이나 지난 오늘도 선명하다. 그녀가 연주한 첫 곡은 베토벤(L.v.Beethoven) 바이올린 소나타 5번(Violin Sonata no. 5 In F Major Op.24 ‘Sprin

    • 관리자
    • 2025-12-15 15:42
  • 테너 현동헌 - 순수와 융합의 경계에서 다시 음악을 사유하다

    클래식 공연이라 하면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 마저도 청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는 음악가 G-tree Art Company(지트리아트컴퍼니) 현동헌 대표의 삶과 음악을 들여다본다. 그의 음악 인생은 전형적인 ‘음악가의 길’과는 거리가 있다. 기계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 기술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안정된 직장생활 속에서도 ‘음악가로 사는 삶’에 대한 내적 갈등을 느꼈다. 인생의 궤도를 바꾼 결단은 20대 후반, 자신에게 던진 “10년 뒤에도 후회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늦은 음악 공부는 재수 끝에 경북대학교 음악대학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 산업사회의 톱니바퀴 속에서 벗어나 예술이라는 생명력의 영역으로 자신을 던진 현동헌 테너는, 이후 '노래하는 공학도'라는 별칭처럼 기술자의 논리와 예술가의 감성을 병행하며 테너이자 기획자로서 두 개의 길을 확장해 갔다. 그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을 수석 졸업, 이어서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예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전문

    • 최영민
    • 2025-12-15 02:01
  • ‘공간울림’ 이상경 대표의 음악과 삶 - 아파트 거실에서 시작된 도시의 울림

    도시의 문화 수준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대형 오케스트라, 화려한 오페라·뮤지컬 레퍼토리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대형 공연장의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기억되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의 ‘공간울림’이다. 30여 년간 그 공간을 만든 이상경 대표의 삶 또한 그러하다. 아파트 거실을 연주 홀로 바꾸던 날 – 한 오르가니스트의 결심 1990년대 중반, 이상경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두 아이를 키우는, 비교적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전공은 오르간, 교회와 학교에서의 연주·교육 활동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대구 지역 다수 대학에서 오르간 수업은 파이프 오르간이 아닌 전자오르간으로 대체되던 시기라, 이는 그녀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학교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진짜 오르간의 숨결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진 악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죠.” 그것의 결과물로 작은 공연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하우스 콘서트’가 되었다. “오르간이 있는 아파트 거실이 연주홀로 된 거죠. 그렇게 문을 연 하우스 콘서트는 1994년부터 오늘까지 아파트 거실에서 주택으로, 다시 수성구 상동의 작은 공간을

    • 관리자
    • 2025-12-10 14:42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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