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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의 표면에서 읽는 자아의 시간

박미순 「몽돌, 변화의 표면」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개최

자연의 작은 돌에서 인간 내면의 시간과 기억을 탐색하는 회화 전시가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다. 화가 박미순의 개인전 「몽돌, 변화의 표면(Pebbles, Surfaces of Change)」이 2026년 3월 18일부터 3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마루아트센터 신관 1층 1관에서 개최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다.

 

이번 전시는 몽돌이라는 자연적 소재를 중심으로 인간의 내면과 감정, 그리고 삶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탐구한 회화 작업들로 구성된다. 화면 속 돌들은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빛의 반사와 질감, 미묘한 색채 변화를 세밀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리얼리즘적 표현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인간의 경험과 기억이 투영된 상징적 이미지로 확장된다.

 

작가는 몽돌의 균열과 표면, 색의 변화 속에서 시간의 축적과 삶의 흔적을 읽어낸다. 단단한 물질로 보이는 돌은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마모되고 변화하면서 형성된 존재이며, 이러한 특성은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경험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자아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화면 속 돌들은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형성한다.

 

작품 속에는 돌과 함께 나비, 꽃, 잉어, 잠자리, 빛기둥 등의 상징적 요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특정한 이야기를 규정하기보다는 열린 해석의 구조를 만들어 관람자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자유롭게 투영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장치는 작품 감상이 개인적 사유와 성찰의 과정으로 확장되도록 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프랑스 철학자 Jean Baudrillard가 제시한 시뮬라시옹 개념과도 연결된다. 작가는 자연의 돌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면서도 그것을 감정과 기억이 중첩된 이미지로 전환함으로써 실제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확장한다. 결과적으로 화면 속 몽돌은 자연의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관람자의 경험과 감정을 반영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기능한다.

 

대표 출품작으로는 「고요의 부화」(2025)「빛의 포옹」(2025)「나는, 꽃」(2025)「쉼」(2024) 등이 있으며, 섬세한 수채와 아크릴 회화를 통해 몽돌의 집적된 구조와 빛의 흐름을 표현한다.

박미순 작가는 성산효대학원대학교에서 예술 전공 철학박사(Ph.D.) 과정에 재학 중이며, 이번 전시는 학위청구전을 겸한 개인전이다. 그는 2022년 첫 개인전 이후 몽돌과 꽃을 중심 소재로 작업을 이어 오고 있으며, 도솔미술대전과 충청남도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수채화협회와 한국미술협회 아산지부에서 활동하며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수채화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지도교수 평론

박현희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예술융합학과 교수, 예술학박사 Ph.D.)

 

박미순의 「몽돌」 연작은 자연의 사물에 대한 세밀한 관찰에서 출발하지만, 그 시선은 단순한 자연 묘사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몽돌의 표면에 축적된 시간의 흔적과 빛의 반응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물질의 외형 속에 내재된 존재의 의미를 탐색한다.

 

화면 속 돌은 자연의 재현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기억과 감정이 중첩된 상징적 이미지로 작동한다. 빛의 반사와 색채의 미묘한 변화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성되는 삶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관람자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회화적 접근은 Jean Baudrillard가 제시한 시뮬라시옹 개념과도 상응한다. 작가가 그려낸 몽돌은 실제 자연을 닮은 이미지이면서도 감정과 기억이 중첩된 또 다른 현실을 형성한다. 즉 작품 속 돌은 자연의 복제물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반영하는 상징적 장으로 기능한다.

 

결과적으로 박미순의 「몽돌」 연작은 리얼리즘적 묘사와 상징적 이미지, 그리고 철학적 사유가 결합된 회화적 탐구라 할 수 있다. 돌이라는 자연의 작은 사물을 통해 시간과 변화, 그리고 자아의 흐름을 성찰하게 하는 이 작업은 현대 회화에서 의미 있는 사유의 공간을 제시한다.

 

박미순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확장하고, 앞으로도 꾸준한 창작과 연구를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2026년 3월

 

[대한민국예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