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칼럼] AI와 음악 산업의 공존 전략 - 제1편

"AI와 음악 산업의 공존 전략: 기술 융합 시대의 새로운 가치 창출 모색"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비약적 발전은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심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작곡, 편곡, 연주, 믹싱 및 퍼포먼스 영역까지 그 활용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음악의 생산, 유통, 소비 패턴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음악이라는 예술 영역과 산업 구조 모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본 논고는 AI와 음악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존하고 협력할 가능성을 학술적, 산업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현재 AI는 음악 산업의 다양한 가치 사슬에 깊이 침투하고 있다. 창작 단계에서는 OpenAI의 Jukebox, Google의 MusicLM, Sony CSL의 Flow Machines와 같은 플랫폼들이 인간 작곡가와 협업하여 새로운 음악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는 음악적 아이디어의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사운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창작자의 창의적 역량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AI 기반 자동 믹싱·마스터링 도구인 LANDRiZotope가 고품질 사운드 제작을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여, 시간과 비용의 절감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유통과 마케팅 측면에서도 AI는 청취자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Spotify나 Apple Music에서 활용되고 있는 AI 기반 큐레이션 기술은 방대한 음원 데이터베이스에서 개인화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참여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산업적 가치와 시장 확대 가능성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PwC『Global Entertainment & Media Outlook 2024–2028』와 Deloitte『2025 Digital Media Trend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반 음악 산업은 향후 10년 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B2B 서비스 영역에서 AI가 창출하는 새로운 시장은 상업용 배경 음악 제작, 게임 및 영상 콘텐츠용 사운드트랙 자동화, 인플루언서 및 개인 크리에이터 대상의 개인화 음원 제작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더불어 AI는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롱테일 경제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본과 인프라의 한계로 고품질 음악 제작이 어려웠던 인디 뮤지션들도 AI 도구를 통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으며,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 유통을 통해 즉각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메이저 레이블 중심의 시장 구조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어내며 음악 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융합 과정에는 해결해야 할 구조적 도전 과제도 존재한다. AI가 생성한 음악의 저작권 귀속 문제는 현재 글로벌한 법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원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새로운 저작권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AI가 대량으로 생산하는 음악 콘텐츠의 유입은 음악의 진정성과 예술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산업 내 가치 평가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AI 도입으로 인한 기존 음악 노동 시장의 변화, 특히 작곡가와 세션 뮤지션들의 고용 구조 변화와 관련한 공정 경쟁 환경 조성 역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악 산업과 AI의 공존을 위한 전략적 방향 모색이 요구된다. AI는 인간 창작자의 보조자(co-creator)로서 협력적 창작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간-기계 협업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제적 차원의 산업 표준화와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법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음악인들이 AI 기술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및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확대함으로써 기술 수용성을 높이고, 새로운 창작 역량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동시에 AI 기반 맞춤형 음악 서비스나 인터랙티브 음악 콘텐츠 등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여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노력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AI는 음악 산업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촉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감성과 문화적 맥락이 AI의 연산 능력과 데이터 기반 분석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음악 산업은 보다 포용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기술과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 시대에 AI와 음악의 공존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인문사회적 통찰과 산업 전략이 결합된 복합적 과제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AI와 인간 창작자의 상호보완적 협업을 통해 음악 산업은 새로운 예술적·산업적 지평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예술신문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