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민의 마음 클래식

베토벤 – 스승의 인연으로 성장하고 나아간


5월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인연들에 대해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달인듯하다. 한 사람의 인격체로 자라나는데 어릴 땐 좋은 부모를 만나면 든든하고, 성장기엔 좋은 스승의 인연이 삶의 방향을 찾아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큰 버팀목이 되는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되뇌며 나에게 스승의 의미는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5월이 있기에 5월은 더욱 진중하게 다가온다.

 

스승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을 넘어, 인격 수양과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혹시 당신에겐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분이 있는가? 나에겐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계신다. 걸스카우트 활동으로 선생님과 함께 보명학교에 봉사 간 시간을 통해 사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 어디에 계신지… 꼭 한번 뵙고 싶다.

 

우리가 아는 음악가 중 스승 덕분에 예술적인 성장과 함께 자신의 소명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천한 작곡가가 있다. 바로 베토벤이다. 베토벤에게 중요한 스승은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 베토벤은 네페를 만나 음악적 기술뿐만 아니라 음악가로서 자질과 철학적 사고를 음악에 접목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연주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편하게 즐기는 자세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음악에 너의 마음을 담아 연주해보렴. 그리고 너의 생각을 담은 곡을 직접 만들고 연주하여, 다른 사람에게 음악으로 너의 사상과 감정을 전해 보렴.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바라는지 살필 줄 알아야 하지.” 베토벤은 이 가르침에 큰 울림을 받고 사람을 위로하고 감동을 주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베토벤은 훗날 스승 네페에게 "저의 예술적 발전에 있어 종종 베풀어주신 당신의 조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편지를 보내 그의 은혜에 감사를 표했다.

 

오늘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Op.84를 듣고 있다.

 

괴테의 희곡 ‘에그몬트’를 빈 궁정극장의 요제프 하르틀이 공연하려고 베토벤에게 의뢰한 곡이다. 그는 서곡과 부수음악 9곡을 포함한 10곡으로 완성하였다. 베토벤은 어린 시절부터 괴테의 작품을 즐겨 읽었고 그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편지에서 ‘나는 오직 시인에 대한 사랑으로 에그몬트를 작곡했다’라고 말은 남겼다.

이 곡은 무겁고 억압적인 소리로 시작을 울린다. 이어 들리는 음악은 스페인 춤곡 중 하나인 ‘사라방드’로 네덜란드를 통치하는 스페인을 묘사하고 있다. 강력한 ‘사라방드’ 음향에 가녀린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와 현악기들은 스페인의 통치 속에서 자유와 독립을 꿈꾸는 네덜란드 민중의 애절한 바램처럼 들려온다. 자유를 향한 갈망이 클수록 그들을 더 강압적으로 진압하려는 듯 스페인의 ‘사라방드’는 더욱 거세게 몰아붙인다. 하지만 독립에 대한 민중의 갈망은 간절하게 정의로운 소리로 단결한다. 음악은 독립과 자유를 열망했던 에그몬트와 네덜란드 민중들의 열정처럼 뜨겁고, 씩씩하게 그들의 꿈과 열정을 더해 힘찬 승리의 함성으로 마무리한다.

 

이 곡을 작곡한 1809년에서 1810년 사이는 베토벤에게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 나폴레옹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고 프랑스 제국이 유럽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베토벤은 자유와 억압에 대한 강한 관심이 있었으며, 특히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가 된 것에 대해 큰 분노를 느꼈다. 이러한 그의 정치적 신념은 에그몬트 백작이 스페인의 압제에 맞서 싸우는 영웅적인 모습에 깊이 공감하게 했다. 에그몬트 서곡은 이러한 억압에 대한 저항과 자유를 향한 열망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청력 악화로 인한 고통과 고립감이 심했던 시기로 예술에 더욱 몰두하며 고난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비극적인 선율에 흐르고 있는 듯하다. 에그몬트 백작의 용기와 희생은 베토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이 곡을 통해 그는 영웅적인 정신을 음악으로 전하고 승화시켰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데 좋은 인연의 중요함을 알고 삶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5월이다. 살면서 다가오는 고난에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음악으로 감동을 전하고자 하는 베토벤의 의지는 네페 스승의 가르침으로 가능했다.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며 소중한 가르침을 전한 스승에 대한 의미와 각자의 마음에 생각하는 그분에게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최영민 작가

경북대 예술대학 음악학과 석사

대구한의대 치유과학과 박사(ABD)

전 대구과학대학출강

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 심리위원

아카데미 예송 대표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 진행

2024 대한민국 眞心예술대상 수상

저서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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