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음악 교육현장 이야기
한국에서의 하반기 일정은 음악전공생들에게 바쁜 시기이다. 9월-10월 사이엔 음악대학교 수시기간, 10월 중에는 예중•예고 입시기간, 11월은 수능, 다음 해 1월-2월은 정시기간이기에 많은 음악전공생들과 선생님들은 굉장히 정신이 없다.
필자도 입시를 겪었었고 학생들을 계속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전공생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지만, 입시를 제외하고 ‘음악가의 인생’에 대해 얘기해 줄 시간이 그리 많이 없는건 사실이다.
모두가 궁금해하는(심지어 우리 가족들도) 연주자•교육자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가고있는지 하나씩 재밌게 풀어가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파트인 ‘피아노 교육’에 대해 적고자 한다.
1. 교육자? 연주자?
보통은 초등학교 입학 전 후로, 한국 어린이들은 피아노나 악기를 통해서 음악교육을 시작하게된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가 너무 배우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라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게되었다.
많은 전공생들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학생 때는 무대에서 연주하는 멋진 피아니스트를 늘 꿈꾸며 연습했던 것 같다. 다행히도(?) 그 꿈은 이루어졌고, 연주를 하면서 학생들도 가르치는 음악가로 살고 있다.
특히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많은 학생들이 음악교육으로 갈지, 연주자로 갈지를 고민한다.
필자는 배울것이 더 많다고 생각해서 대학원 진학을 하는 연주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교육과 동떨어지게 살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본인 연주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또 재능있는 학생들을 발굴해나가는 시스템으로 살아가고있는데, 대학생부터 대학교수까지 모두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간혹 연주에 특화되어있는 연주자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는 상황도 있다. ‘이게 왜 안되지?’, ‘어떻게 설명해줘야하지?’라는 의문이 든다고한다.
워낙 어렸을때부터 훈련이 잘 되어있어서 어떻게 테크닉을 설명해줘야하는지 모르겠거나, 티칭에 크게 관심이 없다면 그럴수도 있다.
반면에 연주자로서 뛰어나진 않아도 가르치는것에 특화되어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승승장구 할 수 밖에 없다.
두 가지를 다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다.
보통의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이 편에 많이 속하는데, 본인이 가르치면서 스스로 배우게되어 연주실력도 같이 향상되고, 다시 티칭을 하면 업그레이드 되어있는 것이다.
연주자는 끊임없는 연습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날짜와 상관없이 계속 연주를 해야하고, 새벽까지 연습을 해야하는 일이 잦다. 교육자는 학생들의 심리상태나 학부모와의 관계, 학생의 실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법능력 등이 필요하다.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본인에게 무엇이 더 잘 맞을지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결정하기 쉬워질 것이다.
2. 한국에서 클래식음악가로 살아남기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대부분 유학을 많이 가기도 한다. 어학공부와 연습을 해서 대학원에 많이 진학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이다.
외국에 가서 일이 잘 풀려서 아예 그 나라에서 자리를 잡아버린 연주자들도 있고, 한국에 돌아와서 일을 찾거나 찾은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아예 음악을 관두는 경우도 있다. 국내 출신들도 사정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외의 피아노연주자들이 한국에서 계속 연주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또 그런 제자들을 키우려면 어떻게 교육을 해주고 길을 알려줘야할까?
① 교육자
개인레슨 혹은 그룹레슨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며 개인의 티칭능력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 연주와는 별도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을 한두명씩 모아서 후에 연주회를 열어 꾸준히 교육을 하는 방법도 있다. 가르치는 대상으로는 취미생, 입시생, 전공생 등 연령대가 다양하다.
학원 운영하는 사람과 레슨을 하는 사람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개인적인 아이디어가 많거나 티칭실력이 좋아야 할 것이다.
② 반주자
요즘 제일 핫한(?)직업이다. 졸업 후에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박수받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현실은 솔로 피아니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하기에 전공자도 많고, 실용음악이나 다른 예술분야의 사람들도 넘쳐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앙상블이나 반주자로 활동하면서 솔로도 하는 무대가 있다면 연주자가 되고싶은 사람들은 굉장히 하고싶을 것이다. 그래서 반주과가 개설되어있는 대학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학원을 가기 위한 입시를 치르는 것과, 학교에 들어가서 학점을 이수하는 과정들이 쉽지는 않다. 졸업 후에 일이 잘 풀린다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앙상블을 계속 하는 과정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③ 예술단체 단원
관•현악 전공이나 성악전공들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이라는 단체 오디션의 공고가 피아노 전공자보다는 많은 편이긴하다. (요즘은 들어가기도 굉장히 힘들다고한다.) 하지만 피아노 전공자들은 사실 단체에 들어가기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피아노반주자 혹은 객원 피아니스트는 거의 1,2명만 뽑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고가 뜬다면 지정곡과 자유곡 등을 열심히 준비해서 시,도,구에서 운영하는 단체에 들어가면 꾸준한 연주활동과 프로필들을 보장해 줄 수 있다.
④ 학원운영•연습실•스튜디오 운영
예전에 비해 젊은 학원원장들과 연습실,스튜디오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추세이다. 특히 실용음악과 같은 대중적인 음악을 다루면서 다른 악기, 보컬까지 가르치는 종합 학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라 클래식음악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사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선생님의 프로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친절하고 정확하게 가르쳐주느냐 도 핵심이기에 여러 연구를 하고 운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실이나 스튜디오를 차리게 된다면 본인 연주 PR부터 시작을 해봐도 운영에 있어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⑤ 기획연주 및 앙상블 단체
필자가 대학시절에 앙상블을 꾸려서 연주활동을 할 때는 사람들이 신기한 시선으로 봤었다. ‘피아니스트는 솔로곡에 집중해야지.’라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었는데, 요즘은 앙상블 운영을 하지않는 연주자들이 없을정도이니 이 수요가 얼마나 많아졌는지 느낄 수 있다. 특히나 본인이 속해있는 앙상블이나 단체를 계속 운영해가려면 연주실력도 좋지만 ‘어떻게 운영해서 무대에 세울 것인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을까?’도 중요한 핵심이 될 수 있다.
3. 교육받기, 교육하기!
그럼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서 어떻게 전달력있게 알려주는 것이 좋을까?
요즘은 매체들과 수요가 넘쳐나기에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하지만 피아노 라는 특정악기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손을 만져보고 근육을 느끼며 배워야하기 때문에 직접 강의를 듣거나 대학원을 가는 편을 추천한다.
학문적으로 더 배우지않아도 티칭이 타고났다면 연구를 계속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학, 과학 같은 입력된 지식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닌 느낌을 공유하며 근육을 쓰는 일이기에 더욱 공감적인 능력과 전달력이 중요하다.
내가 가르친 학생이 제 2의 조성진, 임윤찬이 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다음시간에는 어떻게 티칭능력을 기를것이며, 그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피아니스트 고유미 (대한민국예술신문 예술교육이사)
덕원예고, 숙명여대, 연세대 석사를 졸업했고 박사과정 수료를 했다.
삼육대학교 영재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반주전공 클래식앙상블 엠 대표이자 여러 합창단반주자를 맡고 있다. 기획연주와 협업연주를 늘 진행중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늘 피아니스트가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다.
20대엔 국내외 연주와 입시반주, 대학원 공부, 연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30대 이후로는 연주를 함과 동시에 예중,예고,음대,대학원 입시 지도까지 하며 후학양성도 하고 있다.
어린 연주자부터 젊은 피아니스트까지 다양하게 무대에 세워 꿈을 키워주고있으며, 아마추어 학생들도 지도중이다.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본지의 예술교육이사직을 수행중이며, 여러 기획연주를 추진중이다.
[대한민국예술신문 김민수 기자]